

Abel
이제 더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까.
아벨
AGE
20
BIRTHDAY
276년 1월 2일
SEX
Male
성장의 끝물에 다가섰다. 177cm, 어엿한 성인의 자태. 늘상 과하다 싶을 정도로 후드를 푹 눌러쓰고 다니지만 그 안에는 곱상한 얼굴과 온화하고 유순한 낯빛이 자리한다. 직모의 베이지색 머리칼과 아래로 순하게 쳐진 적안, 머리카락에 묶인 '붉은색의 벨벳 끈'. 옷 소매에는 뜬금없다 싶은 '꽃 자수'가 놓여져 있다. 다소 느슨해진 손가락의 붕대에, 언뜻 비치는 살갗은 엉망이다.
변성기를 겪었으나 낮지 않은 부드러운 미성으로 정착했다.
목 뒤에 새겨진 코드, L767E3.
외관
@in2thegalaxy 님 커미션
성격
한결 같은 노력파|꺼지지 않는 다정|"나는 믿어."|극도의 고요함
위기에 접어들수록 빛을 발하는 성정. 특출난 구석 하나 없는데다가 곁에 있는 것을 잊을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현재에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버텨낸다. 느려도 주변의 모든 것을 신중하게 살피고 돌보고 생각하며 나아가길 주저하지 않는 불굴의 소유자. 묵묵히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자처한다.
많은 것이 변해가는데도 다정함만은 잃지 않았다. 한결 어른스러운 여유가 묻어난다.
기타사항
<6년 간의 풍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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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반년 동안은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앓아눕는 일이 잦았다. 아무래도 유약한 신체를 타고난 탓인데,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특유의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한계에 닿으면 어김없이 앓아눕는 식이다. 몸이 아프니 생각이 긍정적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자기혐오가 극에 달해 처지를 비관하기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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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잘 웃었으나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퍽 공허했고, 실언을 할까 두려워 말수가 극단적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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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에 붙어있는 커다란 후드를 언제나 머리에 눌러쓰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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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흩어져 다니는 생활에 적응하면서 결국 수년 간 앓던 분노를 체념했다. 숭고한 잣대를 들이밀어 우리를 이렇게 몰아세운 것도 당신들이지만, 우리에게 자유와 앞으로의 삶을 선물한 것도 당신들이죠. 어쨌든 제자리걸음이다. 사랑하지도 못하고, 미워하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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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조각이 점차 모여가자 다시 만났을 때에 친구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앞장서 갈테니까 따라와.' 길잡이의 말을 왜 잊고 지냈을까? '분하다면 분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느리지만 조금씩 힘을 되찾기 시작했다.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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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시간에는 주변의 풀과 가지고나온 식물도감을 비교해가며 공부하고, 룩스의 눈과 상담해 종종 새로운 약을 만들며 스스로의 몸에 실험했다. 해야할 일에 불과했던 것이 본격적인 흥미와 탐구로 들어선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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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체력이 부족해 앓는 일도 더러 있었다. 불멸이니 다행이다, 따위의 속 좋은 소리는 속으로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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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실력이 꾸준히 늘었다. 기도원 시절,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 종종 간을 못 맞춘 음식을 만들곤 했고, 후에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것을 자각했다. 지금도 조금만 힘들면 미각이 둔해지는데 요령이 생겨 짠 음식을 만드는 일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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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의 조언을 새겨 '잠을 자면서, 맛있는 걸 먹으면서 기분을 푸는' 방법을 꾸준하게 실천하는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건 엄청나게 단 음식 먹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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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가 친구들이 발걸음하지 않는 곳으로만 골라 향했다. 덕분에 행보가 들쭉날쭉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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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과 별똥별이 새겨진 유리구슬 '책갈피', 살짝 낡은 하얀색의 '레이스'. 그리고 '붉은색의 벨벳 끈'은 여전히 아벨의 보물이다. '천사의 사과' 책도 곁에서 주인에게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외롭지 않은 건 아니지만, 엉성하게 북극성을 가늠하던 손과 '어딜 가든 길은 닿'을 거라던 목소리로 차분히 버텼다. '비 오는 날'을 기다리는 것도 여전하고. 생각해보라. '곁에 있겠다는 약속'도 무려 10년동안 견고하지 않은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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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배멀미도 여전하지만 예전만큼 힘들어하지 않는다. 느려도 확실하게 나아지며 적응하는 것이 아벨의 유일한 장점이므로. 전체적인 신체 수준은 평균에 조금 못미치나 비교적 기초체력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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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당시 가지고 나온 책을 모서리가 닳아버릴 만큼 읽은 결과로 식물도감 및 약 제조법 책을 통째로 외우고 있다. 책을 펼치지 않아도 몇 페이지인지 가늠할 수 있는 수준. 각종 식물과 식생에 관해 빠른 이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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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몸치! 호신용으로 단검 정도만 간신히 휘두르나 몇년이 지나도 여전히 폼은 엉성하다. 요리할 때 칼질은 그렇게나 잘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