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izabeth Doreen
배추도 크는데 난 왜 안 크지?
엘리자베스 도린
AGE
14
BIRTHDAY
276년 3월 20일
SEX
Female
허리 너머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은 이제 굵직하게 땋아내려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까지 닿는다. 왜 이렇게 길게 기르느냐 묻느냐면 가족들이 좋아해서, 라는 게 이유다.
조금 컸나? 싶지만 워낙 미미하게 조금씩 자라다 보니 별로 차이가 없다. 여전히 작고 땅딸막한 키와 체구. 달라진 거라곤 활동하기 편하도록 짧아진 치마와 여기저기 감싼 보호구들. 셰퍼드를 훈련시키다 보니, 또 하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신발은 매번 밑창이 닳아서 틈만 나면 새 걸로 바꿔야 했다.
목 뒤에 새겨진 코드, L762L7
외관
성격

사랑받을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 행복한 결말을 꿈꾸는 / 여전한 / 깡다구 / 어리광
▶ Happily ever after. 꿈과 희망, 사랑 따위의 소설책에 그려진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며 자신도 그러한 미래를 그릴 것을 꿈꾼다. 이야기 도중 종종 나중에 같이 이걸 하자, 라며 멋대로 새끼손가락을 걸어오는 것도 여전하다.
▶ 쉽게 울어댔던 어릴 적과 달리 제법 철이 들었다. 친구들 앞에서는 어리광을 부리며 안겨드는 버릇이 여전하지만, 예전처럼 불안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어릴 적 전원생활에서부터 익혀온 애교가 몸에 뱄다. 가령 4살이나 더 먹은 지금까지도 말꼬리를 늘린다던가, 부러 고개만 빠꼼 들이밀고 바라본다던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예뻐해 주고 귀여워해 준다는 걸 알고 부리는 아양이다. 누구나 사랑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
▶ 자그마한 체구에 모진 말은 못 할 것 같은 얼굴로 제법 깡이 대단하다.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는 구석도 없고, 원하는 건 결국 쟁취하고자 마는 노력가. 쪼끄만 게 겁이 없단 말을 자주 들었다.
기타사항
▶ 전원은 여전했다. 도린은 아이에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것을 가르쳤고, 그건 돌아간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다정한 부모님, 다정한 가족들, 애정 어린 시선들. 오랜만에 돌아온 그녀를 보고 싶었다며 꼬옥 안아주던 두 팔. 그녀와 가족들 사이에는 절대 채우지 못할 간극이 존재했지만,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은 눈을 가리고 행복에 안주하기에 충분했다.
▶ 모험 소설, 특히 배와 바다가 나오는 소설들을 쥐 잡듯이 찾아 읽어내려갔다. 그래봤자 허구의 소설들이고, 대부분 자세한 묘사나 구체적 방법 같은 건 생략되어 있던 덕에 흉내, 즉 겉멋만 들었지만 소설에 아이들을 대입하여 멀리 떠나는 상상을 하면 절로 배시시 미소가 샜다.
▶ 12살의 방학, 눈에 띄게 편지가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친하게 지내온 마틴 아저씨 -치질의 그 남자-가 전원을 떠났기 때문이다. 앨리스가 탄 마차가 도린에 도착했을 땐 이미 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사람들은 그저 마틴이 더 좋은 삶을 위해 다른 전원을 찾아갔다는 이야기만 하였다.
하지만, 이상하잖아요. 마틴 아저씨는 사냥할 체력도, 약초를 알아볼 눈도, 무언가를 만들 손재주도 없어서 양을 돌보는 게 제일 좋다고 늘 말씀하셨는걸요.
혹시나 의심을 받을까, 혹시나 평화가 깨질까 무서워 입을 꾹 다물었다. 마틴을 시작으로 도린에서는 '전원을 떠났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났다. 그 즈음의 편지엔 '행복해' 라고 적힌 단어가 검게 칠해져 지워져 있었다.
▶ 종자 재배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원예를 배웠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식물을 돌보는 것에는 서툴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밭으로 가있을 정도로 열성적이다.